[인터뷰] ‘바라바빠’ 홍원표 작가가 그리는 ‘더 빅 히어로’

빅이슈 같이가게 기획전 참여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17.09.29 11:14:03

벽화 앞에 선 홍원표 작가.(사진=김금영 기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서로 따뜻하게 감싸 안고, 같이 손을 잡은 채 산책을 하고, 구름을 타고 놀다가, 춤을 추기도 한다. 그리고 모두 환하게 웃고 있다.


홍원표 작가의 ‘바라바빠’가 빅이슈를 만났다. ‘바라보다’ ‘바람’ 등 다양한 뜻을 담은 바라바빠는 지친 현대인과 소통하고, 이들에게 행복을 전해주고자 작가가 만든 캐릭터다. 둥글둥글하면서도 단순한 형태와 밝은 미소는 캐릭터를 보는 사람들의 모진 마음도 둥글둥글하게 만들어준다.


전시 공간에 아이들과 홍원표 작가가 함께 그린 그림도 전시됐다.(사진=김금영 기자)

“저는 지금 현재가 행복한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 자체도 긍정적인 스타일이고요.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후회는 남기 마련이지만, 계속 ‘아쉽다’ ‘왜 그랬을까’ 자책하기보다는 ‘본래부터 내 것이 아니었다’ ‘더 좋은 일이 있을 거다’ 식으로 생각해요.”


‘지금 흘러가는 이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겠다’는 바람을 담은 바라바빠는 이런 작가를 똑 닮았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으로서도 제격이다. ‘바라바빠_더 빅 히어로’전은 이 시대의 영웅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이언맨, 슈퍼맨, 배트맨 등 초인간적인 힘을 지닌 영웅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하지만 꼭 거대한 힘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작은 것에서도 희망을 찾고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가 있다. 작가는 바로 그 우리 모두가 영웅이라는 생각으로, 여기서 발견한 희망과 행복을 이야기한다.


전시 공간 내부의 벽을 가득 채운 그림들.(사진=김금영 기자)

작가의 원화와 더불어 또 눈길을 끄는 작품들이 있다. 작가가 바라바빠 캐릭터의 동그란 외형 형태만 선으로 그어 놓고 그 안의 이야기들을 아이들이 채웠다. 빅이슈를 통해 만난 아이들과 작가와의 컬래버레이션이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캔버스 위의 영웅이 돼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그림 실력에 놀랐어요. 그림 그릴 때 스스로 제한을 두지 않고 마음껏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림을 그리더라고요. 저도 아이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정말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바라바빠_더 빅 히어로’전은 이 시대의 영웅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시 공간 내부에 홍원표 작가의 캐릭터 바라바빠가 보인다.(사진=김금영 기자)

이번 전시에서 또 특별한 점이 있다. 전시 공간에 맞춰 작가의 벽화 작업이 이뤄졌다. 기존 서울혁신파크 입구 쪽에 쓰지 않고 비어져 있던 건물이 전시 공간으로 개조됐다. 세월의 흔적을 머금은 건물의 공간을 보고, 벽에 전시 플랜카드를 걸기보다는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게 흥미로운 조화를 이끌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작가가 먼저 제안했다. 벽화는 건물 안과 밖의 벽 모두에 이뤄졌다.


“이 건물 특유의 느낌, 그리고 건물 뒤쪽 마당 같은 환경을 보고, 직접 벽에 그림을 그리면 분위기에 잘 맞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사전에 펜 드로잉을 하고 전시 기획자에게 보여준 뒤 벽화로 입을 맞췄죠. 작업하면서 저도 재미있었어요. 사람들도 지나가다가 벽화를 보고 ‘저게 뭐야?’ 하며 흥미를 보이기도 하고요.”


홍원표 작가가 벽화를 그리는 과정은 영상을 통해 전시에서 볼 수 있다.(사진=홍원표)

새로운 캐릭터도 보인다. 바라바빠가 손을 잡은 캐릭터 중 머리가 하트 모양인 친구가 등장했다. 행복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가의 작업에 걸맞은 새로운 친구로, ‘더 빅 히어로’전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작가의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기저기 재미있는 요소들이 발견된다. 예컨대 숫자 ‘2628’은 작가의 아이들이 태어난 2006년, 2008년을 합친 것이다. 아이들의 아버지로서의 새로운 행복을 느끼게 된 작가의 특별한 순간이 담겼다. 행복을 뜻하는 손동작도 그림에서 발견되고, 아이가 온라인 아이디를 토대로 직접 디자인한 도형도 화면에 등장한다. 결국 작가가 평범한 일상 속 발견한 소중하고 행복한 순간들이 바라바빠를 통해 구현됐다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더 바라바빠가 행복해 보이나 보다.


서로를 보듬어 주는 바라바빠 ‘아이 앤 아이’ 캐릭터. 자신의 내면을 소중하게 돌보자는 이야기를 건넨다.(사진=김금영 기자)

작가는 이런 행복을 바라바빠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바람이다. 이번 전시에서 서로를 소중하게 보듬어주는 바라바빠의 모습을 그린 것도 그런 이유다.


“그림 속 두 인물이 친구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이건 ‘아이 앤 아이(I and I)’ 즉, 자신의 내면과 대화를 나누는 바라바빠의 모습이에요. 사람들은 자신이 힘들 때 위로해줄 누군가를 찾곤 해요. 그게 친구일 수도, 부모일 수도 있죠. 그런데 정말 행복해지는 건 자신의 마음에도 달렸어요. 그래서 자신의 내면을 잘 보듬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앞으로는 이 바라바빠가 더 다양한 형태로 등장해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행복을 전해주길 바라요.”


한편 전시는 서울혁신파크 내 위치한 빅이슈 같이가게에서 10월 13일까지 열린다. 빅이슈 같이가게는 빅이슈 판매원과 시민들이 예술을 통해 만나고 같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열린 문화 공간이다.


하트 모양을 한 캐릭터가 이번 전시에서 사랑을 전한다.(사진=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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