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디자인센터 신웅철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중세 유럽 스타일의 한글 필사’.(사진=2017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언뜻 보면 중세시대 영어 같지만 자세히 바라보니 한글이다. 2017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전시된 작품 가운데 상상력 넘치는 기발한 디자인들이 눈길을 끈다.

기아자동차 디자인센터 신웅철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중세 유럽 스타일의 한글 필사’가 2017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전시관 3전시관에 마련된 ‘2017 기다이자인아트웍스’의 한 공간을 차지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으로 시작하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을 디자이너가 손으로 직접 쓴 작품이다. 마치 중세 유럽의 고딕스타일 영어 같은 느낌의 디자인에, 헌법 전문을 에워 싼 그림들이 관람객들의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신웅철 디자이너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 인간의 감성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한글을 중세 고딕 스타일로 재구성해 손으로 직접 그렸다”고 했다.

클리오디자인의 MoA(3D 프린팅을 이용한 자동차.(사진=2017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이 밖에도 ‘2017 기아디자인아트웍스’관은 ‘미래 디지털 환경 속에서의 아날로그적 삶’이라는 공통의 주제 아래, 디자이너 120명이 상상하는 미래를 120여 점의 창의적인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숨 쉬는 벽도 있다. 벽면에 설치된 녹색 카펫 형태의 부조물은 ‘들숨 날숨’ 숨을 쉰다.  ‘스마트 홈 셀프 라이프 스타일(Smart Home Self Life Style)’을 제안한 광주 코리아디자인멤버쉽(KDM) 회원들은 ‘그린 월(Green circulator)’을 선보였다. 이는 기계에서 나오는 인공적인 공기가 아닌 자연에서 나오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살기를 원한다는 전제 아래, 자연에서 채취한 이끼를 배양함으로서 습도 조절과 오염된 공기를 정화한다는 아이디어다.

영국 제임스 오거와 지미 로이조는 가족 구성원의 육체 및 정신 건강 상태를 분석해 앞으로 닥쳐올 위험을 예방하는 콘셉트의 ‘미래 예측 기계’를 제안했다. 심장마비 같은 건강 질환에 대한 경고나 가족 구성원 간의 사소한 감정싸움까지도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래예측기계는 ‘점쟁이’가 아닌 빅데이터를 가정에서도 활용해 예측할 수 있다는 콘셉트다.

영국 제임스 오거와 지미 로이조는 제안하는 ‘미래 예측 기계’.(사진=2017 광주디자인비엔날레)

1전시관의 ‘마실 수 있는 책’은 책이 아니다. 미국 테레사 단코비치의 ‘마실 수 있는 책’은 오염된 물을 식수로 정화할 수 있는 종이 필터. 종이 한 장은 약 100리터 가량의 오염된 물을 식수로 정화할 수 있다.

‘미세먼지로 만든 반지’도 눈길을 끈다. ‘스모그 프리 프로젝트(Smog Free Project)’의 일환으로 제작된 스모그 프리 링(Smog Free Ring)은 로테르담, 베이징 등에 세웠던 스모그 프리 타워(정화 용량 1000㎡)에서 모아진 미세먼지를 압축해 반지로 만들었다. 반지 하나를 구입하면 1000㎡의 깨끗한 공기를 선물한다는 의미도 담았다.

비 오는 날엔 우산, 햇볕이 뜨거운 날엔 양산을 들듯이 미세먼지가 많은 날 ‘에어 엄브렐라(Air Umbrella)’를 제안하는 아이디어도 관심거리. 삼성디자인교육원(SADI) 이윤동 교수팀의 에어 엄브렐라는 상단의 착탈식 공기 정화기를 통해 나온 깨끗한 공기가 우산 내부에 순환되도록 하는 원리로 탄생했다.

삼성디자인교육원(SADI) 이윤동 교수팀이 디자인한 개인 휴대용 공기청정기 ‘에어 엄브렐라’.(사진=2017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이 밖에도 2017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3D프린팅으로 만들어진 미래형 콘셉트카, 커피자전거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전시관을 찾은 강모양(22, 광주 봉선동)은 “올해 디자인비엔날레는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디자인한 작품들이 많아 유익했다”며 “디자이너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광주광역시가 주최하고 광주디자인센터가 주관하는 2017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미래들(FUTURES)’ 주제 아래 4개 본전시를 비롯해 ▲특별전 ▲특별프로젝트 ▲이벤트 등이 오는 10월 23일까지 광주비엔날레전시관 등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