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이 홍콩에 상설 전시장 'SA+'를 오픈하는 이유는?

이옥경 부회장 "향후 10년 서울옥션 키워드는 세계미술 시장의 중심"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18.02.06 16:45:12

서울옥션 설립 20주년 기념 간담회에 참석한 이옥경 서울옥션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서울옥션이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첫 10년은 국내, 두 번째 10년은 홍콩 진출이 키워드였다면, 향후 10년은 ‘세계 미술 중심에 서는 한국미술’이 목표이자, 새로운 키워드입니다.”

 

이옥경 부회장이 향후 10년 서울옥션의 계획을 밝혔다. 1998년 설립된 서울옥션은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본래 가나아트의 대표로서 활동했던 이 부회장은 2015년 6월부터 서울옥션의 부회장으로서 자리를 지켜 왔다.

 

이 부회장은 “1998년 미술 시장이 굉장히 열악했다. 그 대안으로서 서울옥션이 만들어졌고, 10년 동안 국내 미술 시장에 집중했다. 2008년엔 코스닥에 상장되며 주목받았다”고 서울옥션의 시작을 회상했다. 하지만 서울옥션이 ‘꽃길’만 걸은 건 아니다. 2007년 정점을 찍은 이후 세계 경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미술시장 또한 얼어붙었다. 이때 홍콩 시장에 눈을 돌렸다.

 

이 부회장은 “서울옥션이 설립 10주년을 맞이한 시점에서 또 다른 10년을 꾸리기 위한 대안이 필요했다. 그 일환으로 홍콩 미술시장에 진출했다. 홍콩은 세계의 많은 컬렉터들이 주목하는 곳”이라며 “가장 어려울 때마다 이렇듯 서울옥션은 도전을 멈추지 않으며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될 시기”라고 강조했다.

 

서울옥션 강남 사옥 조감도. 올해 10월 오픈 예정이다.(사진=서울옥션)

이날 자리에 함께 참석한 최윤석 상무는 서울옥션의 20주년의 성과를 되짚었다. 최 상무는 “서울옥션이 설립 이후 10년 동안 미술품 경매가 무엇인지 이야기를 꺼내는 과정을 거쳤다면, 최근 10년은 홍콩 시장에 진출해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 한국 작가를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며 “설립 당시인 2008년과 비교해 작품 거래량은 207점(1999년)에서 3465점(2019년)으로 17배, 연도별 낙찰 총액은 약 18억 원(1999년)에서 약 1081억 원(2015년)으로 58배 증가한 성과를 거뒀다”고 짚었다.

 

이 시점에서 서울옥션은 새로운 공간을 꾸리며 사업을 확장한다. 올해 10월 서울옥션 강남 사옥을 오픈하고, 홍콩 센트럴 H퀸즈 빌딩에도 전시장 SA+(에스에이플러스)를 꾸려 2월 8일 첫 전시를 오픈할 계획이다.

 

강남 사옥은 서울옥션의 국내 활동을 더욱 활발히 하기 위한 창구로 쓰일 계획이다. 최 상무는 “현재 평창동에 있는 서울옥션 본사는 유지하면서 강남 사옥을 새롭게 오픈한다”며 “보다 사람들의 접근성이 높은 강남에 사옥을 꾸려 미술이 특정 계층만 누리는 것이 아닌, 누구나 일상 속 향유할 수 있는 것이라는 걸 알리려 한다. 이곳에서도 미술 경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에 오픈하는 SA+는 서울옥션(Seoul Auction)이 지금까지 펼쳐온 활동의 이상(+, 플러스)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담은 공간이다. 최 상무는 “100여 평 규모의 이 공간은 한국 미술을 해외 미술 시장에 지속적으로 소개하는 전시를 선보이는 상설 전시장으로 쓰일 계획이다. 홍콩 경매를 진행하면서 지속성의 한계를 느꼈다. 경매가 끝나고 나서도 한국 미술을 해외 컬렉터들에게 꾸준히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느꼈고, 그 일환으로 SA+가 새롭게 마련된다”고 취지를 밝혔다.

 

서울옥션은 홍콩 센트럴 H퀸즈 빌딩에 상설 전시장 ‘SA+’를 오픈한다. 사진은 전시장 내부.(사진=서울옥션)

이 부회장 또한 “홍콩 옥션을 진행할 때 하얏트 호텔을 빌려 진행했는데 일회성으로 2~3일 빌리는 데도 불구하고 임대료가 5억 원 이상 드는 등 만만치 않았다. 비용도 문제였지만 경매 이후 컬렉터들이 지속적으로 한국 작가에 관심을 갖게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민간기업이 자발적으로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에서도 홍콩 전시장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곳에 경쟁력 있는 작가를 발굴해 소개하고, 한국 미술에 컬렉터들이 관심을 갖게 해 국내 미술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첫 발판을 마련하는 전시가 SA+에서 2월 8일 시작되는 이우환과 야요이 쿠사마 2인전이다. 3월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이우환의 시기별 대표 작품과 야요이 쿠사마의 ‘펌킨(Pumpkin)’ 등 대표작을 전시한다.

 

최 상무는 “두 작가는 세계 현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한국 작가의 독자적 전시뿐 아니라 세계의 유명 작가와 한국 작가 사이의 공통점을 발견해 선보이는 기획전을 꾸준히 선보이려 한다. 처음엔 유명 작가의 전시를 보러 왔다가 한국 작가의 작품도 자연스럽게 함께 보면서 한국 미술의 매력에 빠지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나아가서는 세계 미술 시장의 중심에 한국 미술이 당당하게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2008년 설립 당시에는 생각 못했던 일이지만 20년 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서울옥션이 아시아 현대미술 플랫폼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또 다른 10년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A+는 2월 8일부터 이우환과 야요이 쿠사마의 2인전을 선보인다.(사진=서울옥션)

이밖에 서울옥션은 ▲20년 동안의 경매 역사를 취합한 자료를 정리해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해외 소재 문화재 환수에서 적극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잠재 기부자, 고미술학자 등으로 구성된 한수 위원회를 꾸리며 ▲비평가, 미술사가, 국내외 미술관 관계자를 포함한 한국 미술 해외 진출을 위한 협의체 구성 계획도 밝혔다.

 

또한 ▲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2012년 론칭한 프린트 베이커리는 올해 자코메티, 칼더 등 해외 유명 작가 전시를 기획해 선보일 예정이고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2016년 창립된 온라인 경매 회사 (주)서울옥션블루는 올해 상반기 온라인 상설 스토어를 오픈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서울옥션이 지금까지 왔다. 현실적 어려움이 많았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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