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이자 작가 김현식, 외면→내면으로 향하는 여정에 초대

서울 학고재 개인전 ‘빛이 메아리치다’서 신작 공개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18.02.08 17:45:02

김현식, ‘퍼시 더 블루(Percy the Blue)’. 에폭시 레진에 아크릴릭, 나무 프레임, 82 x 82 x 6cm. 2016.(사진=학고재)

학고재는 3월 4일까지 김현식 작가의 개인전 ‘빛이 메아리치다(Light Reverberates)’를 연다. 지난 2016년 상하이 학고재에서의 개인전 이후 1년 6개월 만에 서울 학고재에서 선보이는 전시다.

 

김현식은 이번 전시를 통해 “평면으로부터 입체적인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불가능의 가능성을 구현하고 싶다”고 말한다. 평면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안하겠다는 의도다. 김현식이 스스로를 ‘여행자’이자 ‘작가’라고 하는 것도 여기서 비롯된다. 작업을 통해 평면에서 입체로, 외면에서 내면으로 향하는 여정을 걷고자 하는 것. 학고재는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 또한 그 여정에 함께 하도록 돕는 것이 김현식이 생각하는 작가로서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학고재 본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총 46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특히 상하이 전시 이후의 신작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대표적인 연작으로 꼽을 수 있는 ‘후 라이크스 컬러스(Who Likes Colors?)’와 함께, 영국의 동화 ‘퍼시 더 핑크(Percy the Pink, 2003)’에서 제목을 차용한 ‘퍼시 더 컬러(Percy the Color)’ 연작을 새롭게 선보인다.

 

김현식, ‘후 라이크스 오렌지(Who Likes Orange)’. 에폭시 레진에 아크릴릭, 알루미늄 프레임, 92 x 65 x 6cm. 2017.(사진=학고재)

‘후 라이크스 컬러스’의 경우 어떤 사람이든 특별히 좋아하는 색이 한 가지는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작품 제목을 착안했다. 전시장에 들어선 관객이 좋아하는 색을 발견하고 다가와 화면을 가까이에서 마주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다. 작품에 한 걸음 다가서면 비로소 투명한 레진 층 아래의 색상, 즉 화면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김현식은 자신의 작품을 통해 평면에서 공간으로, 외면에서 내면으로 향하는 여행과도 같은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퍼시 더 컬러’의 원작 동화는 핑크색을 좋아해서 온 세상을 핑크색으로 바꾸고 싶어 했던 퍼시대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백성들의 옷은 물론 나무와 꽃들도 핑크색으로 염색했던 퍼시 대왕은 하늘의 색상만은 자신의 힘으로 바꿀 수 없음을 깨닫고 좌절한다. 이때 충신이 묘책으로 핑크색 안경을 쓴 퍼시 대왕은 세상이 모두 핑크색으로 보여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이 동화는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에 관한 이야기다. ‘퍼시 더 컬러’는 새로운 색상의 안경, 새로운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달리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마치 김현식이 관객을 향해 건네는 퍼시 대왕의 안경과 같다.

 

조화와 균형에 대한 시각을 바탕으로 작업한 ‘하프 오브잇(Half of It)’ 연작도 전시된다. 같은 모양을 한 두 개의 색면이 거울을 사이에 둔 듯 맞붙어 있는 형태다. 두 조각이 가운데를 중심으로 살짝 미끄러지듯 어긋나게 배치됐다. 독립적인 두 개의 면이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고 있음을 암시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다.

 

김현식, ‘하프 오브 잇(Half of It)’. 에폭시 레진에 아크릴릭, 나무 프레임, 162 x 176 x 6cm. 2017.(사진=학고재)

주로 두 개의 색으로 구성한 이 작품들은, 어긋난 색면의 일부가 중심부에서 다시 하나의 완성된 도형을 이루게 돼 있다. 즉 전체의 덩어리는 어긋나게 놓였지만 일부의 요소가 동시에 올바른 형태를 만들어내는 역설을 보여준다. 이처럼 각 연작마다 형태와 색상 등에 다양한 변주를 시도한 점이 돋보인다.

 

학고재 갤러리는 “김현식의 작품을 통해 존재의 외피 안에 감춰진 내면세계를 향해 가는 여정으로 연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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