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속 아리아 ‘오 나의 사랑하는 이여’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18.02.17 11:05:29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에서 안나를 연기하는 배우 정선아.(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죽음 같은 사랑! 타 들어 가는 이 갈증. 생기를 잃은 내 마음. 그대 내 곁에 다가와서 날 안아주오! 후회 없는 사랑 날 쓰러뜨리네. 내 사랑 그대여. 죽음 같은 사랑.”

 

이 노래가 울려 퍼지는 순간 사람들은 숨죽이고 무대를 지켜본다. 공연에 대한 몰입도가 최고도에 달하는 지점.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속 인기 오페라 가수 패티가 아리아 ‘오 나의 사랑하는 이여’(부제 ‘죽음 같은 사랑’)를 부를 때.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레프 톨스토이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결혼을 한 안나와 약혼한 브론스키가 만나 서로 사랑에 빠지고,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담았다. 러시아 뮤지컬 프로덕션 '모스크바 오페레타씨어터'의 세 번째 흥행작으로, 이번엔 국내 관객을 만났다.

 

작품은 고결한 사랑의 가치에 대해 다루면서도 이를 바라보는 다면적인 시선을 보여준다. 불륜이라는 신의 규칙을 깨는 행위를 한 안나는 불행한 결말을 맺는 반면, 농촌에서 성실하고 정직하게 사는 레빈은 자신의 사랑까지 이루며 행복하게 살게 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지만, 사회가 정해놓은 올바른 사랑의 가치에서 벗어난 안나의 사랑은 불륜으로 손가락질 받을 수밖에 없었다. 사랑과 결혼을 중심으로 서로 상반된 인물들이 맞이하게 되는 결말을 무대 위에 올리며 러시아 사회가 직면한 문제점들에 대해 풀어나간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무대 세트에 영상을 활용해 배경을 만들어내는 방식이 탁월하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신의 규칙을 깨면서도 안나가 바란 것은 ‘죽음 같은 사랑’이다. 안나는 누구나 부러워할 위치에 있는 인물이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귀부인인 안나는 한없이 아름다우며, 사랑하는 자식도 있다. 하지만 브론스키와의 일순간 불타오른 사랑을 거부하지 못한다.

 

모든 것을 버리고 브론스키를 선택한 안나는 처음엔 행복해 보인다. 하지만 첫 열정은 점점 식어가고 절망하는 그의 마음에 패티의 아리아가 파고 들어온다. 안나의 사랑에 몰입했던 관객들 역시 마찬가지. 좌절된 사랑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 사이를 파고 들어오는 죽음에의 매혹은 강렬하다. 비극을 맞이하게 되는 안나의 운명을 암시하기도 하는 이곡은 잔인한 동시에 굉장히 아름답다. 긴 러닝 타임 시간 속 안나의 삶 전체를 축약해 이야기해주는 이 아리아는 귀에 꽂힐 수밖에 없다.

 

아름다운 노래와 더불어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아름다운 무대가 눈길을 끈다. 특히 단조로운 세트에 영상을 최대한 활용하며 무대 위 공간을 바꾸는 방식이 탁월하다. 영상을 활용하는 방식 자체는 특별할 것이 아니지만, 이 작품에서는 특히 영상의 비중이 높아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또 안나를 연기하는 정선아를 빼놓고는 이 공연을 이야기할 수 없다. 그녀가 연기하는 안나는 아름답다. 브론스키와의 사랑이 불타오를 때도, 점차 식어가는 사랑에 미쳐갈 때도 안나로서 부르는 그녀의 노래는 한결같이 아름답다. 아름다운 아리아에, 아름다운 영상미에, 아름다운 노래에, 아름다운 처절함까지.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아름다움이 한껏 버무려진 작품이다. 공연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2월 2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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