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웅 작가의 ‘쉬어가는 여행’

선화랑 개인전서 신작 공개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19.05.07 11:39:52

박현웅, ‘강을 따라 산책’. 나무에 아크릴릭, 50 x 50cm. 2018.(사진=선화랑)

선화랑(원혜경 대표)이 박현웅 작가의 개인전을 5월 25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스플리트(Split)로 가는 길’이라는 부제 아래 작가의 신작들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주요 테마는 ‘쉬어가는 여행’이다. 작가의 작품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는 시간 여행에서 시작된다. 옛 추억과 기억에 대한 향수 또는 파라다이스를 꿈꾸는 작가의 마음에 감성을 덧입혀 아기자기한 이야기로 화폭에 담아낸다. 그래서 그의 그림 속 이야기는 상상력을 발휘해 창조한 화면이기도, 그가 다녔던 여행에서 기인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박현웅, ‘너는 아직 꿈을 꾸고 있겠지’. 나무에 아크릴릭, 85 x 100cm. 2019.(사진=선화랑)

전시를 앞두고 작가는 지난 겨울 긴 여정을 떠났다. 로마,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헝가리 등등 유럽 곳곳을 직접 렌터카를 운전해 이동했고 가는 곳마다의 특별한 기억을 기록하고 떠올리며 작업에 담아냈다.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나는 여행 속에서의 또 다른 쉬어가기를 생각했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상상했다”며 “크고 작은 에피소드는 피곤하더라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했고 꼭 해야 하는 의무가 되지 않기 위해 낙서하듯 글과 그림, 사진을 찍으며 우리의 여정을 간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던 여행의 경로 속에는 햇살 가득 눈부신 맑은 하늘, 멋진 도시풍광과의 만남도, 눈보라 치는 눈길을 뚫고 낯선 길을 찾아 나섰던 두려움도 함께 존재했다. 새롭게 만난 환경, 건물, 거리, 상점, 레스토랑, 뮤지엄 등은 작가의 작업에 주요 소재가 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평면 작품 외에도 오브제, 직접 제작한 오르골 등 다양한 작가의 작업을 살필 수 있다. 또한 작가가 여행하면서 기록하고 그린 드로잉 북들과 각 여행지에서 수집했던 기념품을 직접 액자화한 소품들이 함께 배치된다.

 

박현웅, ‘너와 함께 한다면 언제나’. 나무에 아크릴릭, 100 x 61cm. 2019.(사진=선화랑)

작가의 작품은 일반 캔버스에 그리는 페인팅 기법에서 벗어나, 목재를 오려서 짜 맞춘 독특한 구조 위에 구현된다. 이미지에 맞게 목재가 오려져 조립되는데, 작품에 따라 8겹까지도 올라간다. 복잡한 외곽선이 있는 세부 작업은 실톱으로 제작된다. 그리기보다는 만드는 작업에 방점이 찍힌다. 가구를 제작하는 데 많이 사용하는 핀란드 산 자작나무를 자르고 오려 붙인 다음 색을 칠한다. 그 위에 다시 조각을 해 색다른 질감을 주기도 한다.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표현할 수 있는 물성을 지닌 나무는 작가의 섬세한 성격과 잘 맞는 재료이기도 하다.

붙이고 짜 맞추는 과정을 통해 이미지의 층위는 점차 두터워지며, 화면 위에는 조명에 따라 회화에서는 볼 수 없는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평면위에 입체를 표현하거나, 오브제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평면들이 중첩돼 이미지가 합성된다. 그림처럼 한 평면에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기 독립된 판들이 쌓여지는 구조는 단편들이 연결되는 기억의 매커니즘과 비슷한 방식이다. 작가는 하루 평균 10~12시간을 작업에 매진한다고 한다. 층이 켜켜이 쌓여 완성하게 되는 부조의 표면을 손으로 하나하나 다듬어 표현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기 때문.

 

박현웅 작가의 작품이 설치된 전시장.(사진=선화랑)

선화랑 측은 “작가의 근작은 여행 중 즐겁고 행복한 순간에 멈춰 서 있는 듯하다. 그 순간을 바라보는 우리 또한 여행 속 특별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그 길을, 거리를, 도시를 함께 거니는 상상을 하게 이끈다”며 “작품으로 마주한 여행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일상에서의 복잡한 생각과 스트레스를 떨쳐버리고 잠시 즐거운 상상을, 쉬어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작가는 “어쩌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스스로 기억하기 위해 여행을 하고 그림과 글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쉬어가는 여행의 소재는 기억을 위해 잠시 머무는 공간과 시간을 표현한 것”이라며 “새로운 여행지를 물색하고 계획을 시작하는 것은 즐겁지만 힘든 여행의 과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여행은 우리에게 일상에 대한 쉼표이자 여전히 계속되는 현재 진행형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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