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과 현대건축이 만나는 ‘덕수궁-서울 야외 프로젝트’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19.09.03 17:54:26

오비비에이, ‘대한연향’. 스테인리스 스틸, 폴리카보네이트 판, 다이크로익 필름, 돌, 모래, 태양광 조명, 가변설치, 각 300 x Ø235cm. 2019.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과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소장 김동영)가 문화유산과 현대건축의 만남, ‘덕수궁-서울 야외 프로젝트 : 기억된 미래’를 9월 5일부터 내년 4월 5일까지 연다.

이번 자리는 지난 2012년과 2017년 고궁에서 현대미술을 펼쳤던 ‘덕수궁 야외 프로젝트’의 계보를 잇는 건축전으로, 지난해 문화재청 덕수궁관리소와 격년제 정례전시 협약을 맺고 공동주최로 처음 열린다. 스페이스 파퓰러, CL3, 뷰로 스펙타큘러, OBBA, 오브라 아키텍츠 등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건축가 5팀의 작품 5점을 소개한다.

전시는 고종황제의 서거와 3·1 운동이 있었던 1919년으로부터 100년이 흐른 2019년, 대한제국 시기에 가졌던 미래 도시를 향한 꿈들을 현대 건축가들의 시각과 상상으로 풀어낸다. 특히 ‘개항’과 ‘근대화’라는 역사적 맥락을 같이하는 아시아 주축 건축가들이 한국의 살아있는 근대문화유산을 배경으로 새로운 작품을 구상, 연출, 설치한다.

태국에서 처음 디자인 회사를 설립해 지금은 세계 여러 곳을 무대로 활동하는 스페이스 파퓰러(라라 레스메스, 프레드리크 헬베리)는 덕수궁 광명문에 ‘밝은 빛들의 문’을 선보인다. 광명문의 이름에서 영감을 얻어 빛의 스크린을 설치하고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가상의 공간을 연출한다. 작가들은 한국의 단청 보수 전문가와 워크숍 등을 통해 단청 패턴에 관심을 갖고 약 7개월간 작품을 구상했다.

고종황제의 침전이던 함녕전 앞마당에는 홍콩 건축가 CL3(윌리엄 림)의 ‘전환기의 황제를 위한 가구’가 설치된다. 황실의 가마와 가구에서 영감을 받은 작가는 샤를로트 페리앙의 라운지 의자 등 20세기 서구에서 실험됐던 가구의 형태들과 조합해 6개의 가구 유형을 디자인했다. 관람객들은 마당에 배치된 가구들에 직접 앉아보며 동서양이 만나던 대한제국기의 황제의 일상적 삶을 상상할 수 있다.

 

오브라 아키텍츠, ‘영원한 봄’. 폴리카보네이트 돔, 나무, 철, 온돌, 네오프렌 가스켓, 콘크리트, 고밀도 단열재, 발포폴리스티렌, 태양광 패널, 조명, 1500 x 760 x 500cm. 2019.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의 법전인 중화전 앞에서는 ‘2018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건축부분(문체부 장관 표창)을 수상한 OBBA(곽상준, 이소정)의 ‘대한연향(大韓宴享)’을 만날 수 있다. 과거 중화전 앞에서 열렸던 연향(궁중잔치)에는 가리개처럼 기능에 따라 공간이 새로 창출되는 ‘변화 가능성’을 가진 장치들이 동원된다. 이런 전통 구조물에서 영감을 얻은 이 작품은 오색 반사필름으로 시시각각 바람에 반응해 춤추듯 화려한 색의 그림자로 매 순간 변화하는 풍경을 창출해낸다. 작가는 이를 통해 유연한 사고, 가치, 공간을 제안한다.

석조전 분수대 앞에는 대만계 캐나다 건축가이자 2014년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대만관의 대표작가인 뷰로 스펙타큘러(히메네즈 라이)가 ‘미래의 고고학자’라는 작품을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작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먼지가 쌓여 단층을 만들듯, 수 세기 후 지면과 우리와의 관계를 수직적으로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솟은 평면들을 연결한 계단을 올라 수세기 뒤 미래의 한 시점에 도달하고 발아래 2019년을 과거로서 바라보게 된다.

덕수궁관에 이어 서울관의 미술관 마당에는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 중인 오브라 아키텍츠(제니퍼 리, 파블로 카스트로)의 120㎡(약 36평) 초대형 파빌리온 온실, ‘영원한 봄’이 9월 11일 공개된다. 가을과 겨울 전시기간 동안 봄의 온도 항상성을 유지하는 온실로, 파빌리온을 덮은 투명 반구체들을 통해 빛이 실내를 환하게 밝힌다. 작품명은 자유롭고 공정한 사회를 지향해 온 인류 역사가 ‘프라하의 봄’, ‘아랍의 봄’등 봄으로 불리는 시적인 은유에서 착안했다. 동시에 작가는 오늘날 전 지구적 문제로 떠오르는 기후변화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한편, 전시기간 중 큐레이터와 건축가들의 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9월 27일에는 국립현대미술관 50주년을 기념하는 미술관 장터 ‘국립현대미술관x마르쉐@’가 ‘영원한 봄’ 파빌리온 내·외부에서 열린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덕수궁 프로젝트는 첫 회인 2012년에 35만 명, 2017년에는 90만 명이라는 관람객 수를 기록한 만큼 올해에도 좋은 반응을 기대한다”며 “세계적인 현대 건축가들의 유연한 건축정신과 살아있는 한국 문화유산의 융합을 통해 국내·외 관객들에게 새로운 미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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