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기업] PART 2. 유망 회화 작가와 함께 성장하는 종근당

2012년부터 시작해 올해 6회 맞이한 '종근당 예술지상'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19.10.02 16:34:18

재능 있는 작가들을 발굴,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이 제약업계에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안국약품은 안국문화재단 갤러리AG를 통해 올해 처음으로 ‘AG 순수사진예술 신인상 공모전’을 시작했다. 같은 시기 종근당은 올해 6회째를 맞이한 ‘종근당 예술지상’으로 작가 지원을 이어갔다. 각 전시 현장을 방문해 안국문화재단과 종근당의 작가 지원 방식의 특징을 짚어봤다.

 

‘제6회 종근당 예술지상’

 

‘제6회 종근당 예술지상’이 열린 전시장. 사진 = 김금영 기자

매년 가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을 찾아오는 전시가 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종근당 예술지상’. 2012년부터 시작된 종근당 예술지상은 (사)한국메세나협회와 종근당,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 휴가 함께하는 프로젝트로, 기업의 대안공간 및 작가 지원을 통해 한국현대미술 발전에 공헌하는 데 목적을 둔다.

1941년 창립된 종근당은 다양한 문화예술 후원 활동으로 사회공헌에 힘써 왔다. 2011년부터는 투병 중인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전국 주요병원에서 찾아가는 오페라 공연을 펼쳤다. 종근당 예술지상 이 일환의 하나로 꾸준히 이어져 왔다.

 

종근당 예술지상은 올해까지 24명의 작가를 발굴 및 지원해 왔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올해 5월 3~12일엔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회화의 시간 – 종근당 예술지상 역대 선정작가’전을 선보였다. 2012~2016년 ‘종근당 예술지상’ 프로그램에 선정됐던 작가들의 신작 80여 점을 설치했고, 2017~2019년 선정된 작가 9명의 최근작들을 선보이는 특별 전시존도 구성했다. 종근당 예술지상의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보여준 이 자리는 작가들의 창작 활동 변화와 최근의 회화 경향까지 짚는 자리였다. 이어 9월엔 ‘제6회 종근당 예술지상’이 열렸다. 종근당 예술지상의 시작부터 현재까지의 발자취를 함께 해온 변무성 종근당 차장에게 앞으로의 계획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 변무성 종근당 차장 “신진과 중견 사이 재능 있는 작가들 재발견의 장”

 

종근당 예술지상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함께 해온 변무성 종근당 차장. 사진 = 김금영 기자

9월 19~30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관에서 ‘제6회 종근당 예술지상’이 열렸다. 2017년 종근당 예술지상에 선정된 유창창, 전현선, 최선 작가가 주인공이었다. 세 작가의 작품이 다채롭게 조화를 이룬 전시장에 많은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유창창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모습. 사진 = 김금영 기자

-사회공헌 활동에는 봉사활동, 강연 프로그램, 공연 개최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이 가운데 종근당 예술지상은 문화예술 후원을 통한 사회공헌에 집중했다. 종근당 예술지상이 시작된 배경은?

“이장한 종근당 회장님이 한국메세나협회 부회장단에 소속돼 활동할 정도로 본래 예술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한국 현대미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종근당 예술지상이 기획됐다. 처음 종근당 예술지상을 기획할 땐 제약회사인 종근당과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지 고민했다. 그때 회장님이 ‘약이 사람들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면, 문화예술은 사람들의 마음을 밝고 건강하게 보듬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즉 사람들의 몸과 마음 모두를 건강하게 만들자는 취지 아래 종근당 예술지상이 시작됐다.”

 

유창창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1000마리의 동물을 묘사한 작품 등 위트가 넘치는 이미지를 선보였다. 사진 = 김금영 기자

-매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종근당 예술지상을 진행해 왔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재단을 만들어 여기에 소속된 갤러리를 운영하거나, 직접 갤러리를 만들어 운영하는 기업도 있다. 종근당은 메세나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메세나협회가 주최, 아트스페이스 휴가 전시 주관을 맡아 함께 전시를 기획하고, 전문 전시 공간을 빌려 전시를 선보이는 형태로 종근당 예술지상을 진행해 왔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은 광화문에 위치해 일반 대중의 접근성이 높고, 예술 전문 기관으로 예술 전문가들의 관심 또한 높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미술계의 발전에도 보탬이 될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이고자 하는 두 가지 목적을 모두 이루기 위해, 장소를 매년 옮기지 않고 꾸준히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선보여 왔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 미술 평론가 등으로부터 ‘종근당의 전시가 매년 가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는 피드백도 받았다.”

 

항암제를 녹여서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최선 작가의 작품. 사진 = 김금영 기자

-종근당 예술지상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돼 왔고, 선정 작가에겐 어떤 혜택이 주어지는가?

“미술관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나 대안공간 등의 기획전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을 위주로 3개월 동안 자료 조사를 거친다. 여기서 대략 300여 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심사가 이어진다. 미술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작가노트를 비롯해 작가의 작품세계 등을 살핀다. 1차 심사 때 30명 정도를 추리고, 2차 심사 때 최종 3명의 작가를 종근당 예술지상 작가로 선정한다.

선정 작가 3명에게는 1인당 연간 1000만원의 창작 지원금을 3년 동안 제공한다. 그리고 창작 지원금이 제공되는 마지막 해에 작가의 발전 과정을 살필 수 있는 초대전을 마련한다. 그 자리가 종근당 예술지상으로, 올해 전시엔 2017년 종근당 예술지상에 선정된 유창창, 전현선, 최선 작가가 참여했다. 이밖에 전시 도록 제작도 지원하며, 지난해부터는 작품 관련 굿즈도 제작해 선보였다.”

 

최선 작가는 ‘눈으로만 봐서는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으로 표현했다. 해당 작품은 노숙자가 덮었던 박스 위 와플 버터를 바른 작품이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여타 작가 지원 전시들과 비교해 종근당 예술지상이 차별화되는 점은?

“종근당 예술지상이 주목하는 작가는 만 45세 이하의 이미 한차례 데뷔했던 작가들이다. 레지던시, 기획전 등에 참여해 재능을 입증했지만, 신진작가와 중견작가 사이에서 작품을 선보일 기회가 없는 작가들의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신진작가, 또는 유명 중견작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 및 전시가 많다. 종근당은 그 가운데에 끼어서 설 자리가 부족한 작가들에게 전시의 장을 마련한다.

일회성 단기 지원이 아니라, 3년 동안 창작 지원금을 제공하는 점도 종근당 예술지상의 특징이다. 매년 수많은 신진작가들이 배출되고 있지만, 이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은 미흡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종근당 예술지상은 유망작가를 발굴해 지원하고, 이들이 미술계의 중심에 진입하기까지 함께 성장하는 데 목표를 둔다.

꾸준히 회화 장르에 집중해 온 것도 종근당 예술지상의 특징이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고 빨리 변해가는 세상에서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작업이 이뤄지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종근당 예술지상은 사람의 손을 직접 거치는, 예술의 본질로 돌아가고자 했다. 종근당 예술지상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한 전문가 또한 ‘현란한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사회에서 오히려 사람의 손길이 직접 닿은 회화가 다리 부상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항상 본질을 생각하고 잊지 않는 것, 그것이 종근당 예술지상의 목표이자 차별화되는 특징이다.”

 

전현선 작가는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화면을 보여줬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올해 전시에 참여한 세 작가는 어떤 작품을 선보였는가?

“유창창 작가는 만화와 순수 회화 영역을 오가며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1000마리의 동물을 묘사한 작품 등 위트가 넘치는 이미지를 선보였다. 또 다른 작품 ‘야, 왜’ 시리즈에서는 만화와 같이 말풍선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름을 부르지 않는 불편하고 갑작스런 순간을 표현함과 동시에 눈, 코, 입이 없는 정체불명의 인물을 등장시켜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둔 작품을 보여줬다.

최선 작가의 작품 이미지 특징은 이미지 캡션을 설치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의 작품은 그냥 봐서는 굉장히 추상적인 작품 같지만, 실상은 노숙자가 덮었던 박스, 바닷물, 오수 등 예측 불가능한 재료들로 구성됐다. 종근당과 전시를 하면서 제약회사의 특성을 활용해 항암제, 비타민제를 녹여 만든 회화들도 선보였다. 그는 이처럼 ‘눈으로만 봐서는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며 그 본질을 들여다볼 것을 권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전현선 작가는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화면을 보여줬다. 정교하게 그린 이미지와 아무 의미 없는 이미지가 뒤섞인, 작가가 만든 세계를 통해 회화의 존재 이유를 모색하려는 시도를 보여줬다. 일상적인 풍경 곳곳에 원, 삼각형, 원뿔, 삼각뿔, 육각형의 형태가 반복적으로 등장시켜 관념적인 이미지를 만든 점이 인상적이었다.”

 

종근당 예술지상 선정 작가들의 작업노트와 작업 관련 영상을 볼 수 있는 공간이 함께 꾸려져 눈길을 끌었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앞으로 종근당 예술지상이 걸어갈 길은?

“종근당 예술지상은 현재까지 24명의 작가를 발굴, 지원해 왔다. 일회성이 아니라, 올해로 6회를 맞이한 종근당 예술지상을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다. 또한 종근당 예술지상은 유망 회화작가와 함께 성장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종근당 예술지상을 거쳐 간 작가들과의 관계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창작 지원비, 전시 공간 지원뿐 아니라 작가들과 아트 투어 형식으로 연 1회 문화 워크숍을 갖고 있다. 현대미술의 흐름을 읽기 위해 작가들과 함께 부산비엔날레를 방문했고, 올해 하반기엔 제주도를 방문해 여러 현대미술관을 방문해볼 계획이다. 작가들이 작업할 때 물질적인 지원이 물론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작업에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일방적이지 않은, 작가들과의 쌍방 소통이 중요하다.

여기에 개인적인 바람을 더 보태자면, 종근당 예술지상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도 재능 있는 한국 작가들을 소개할 수 있는 장으로 더욱 성장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 앞으로도 종근당은 문화예술 후원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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