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기업] PART 2. “상상마당 부산 통해 KT&G의 문화예술 후원 색깔 더욱 굳힐 것”

KT&G 문화공헌부 지효석 부장·문강민 대리 인터뷰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20.01.02 11:30:49

KT&G 문화공헌부 지효석 부장· 사진 = KT&G

홍대, 논산, 춘천의 상상마당에 이어 대치 갤러리 개관까지 바쁘게 1년을 보낸 KT&G는 문화예술 후원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2월 9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문화예술 후원 우수기관 인증을 받으며 2019년을 뜻깊게 마무리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엔 부산 서면 지역에도 지역 문화예술 저변 확대 목적으로 상상마당을 새로 오픈할 예정이다. 관련해 KT&G의 문화예술 후원 활동 및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KT&G 문화공헌부 문강민 대리. 사진 = 김금영 기자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문화예술 후원 우수기관 재인증을 받았다. 이에 대한 소감 및 자체 평가는?

“문화예술 후원 우수기관 인증은 문화예술 후원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고 후원 성과를 이룬 기업과 단체를 심사해 인증하는 제도다. KT&G는 제도 도입 첫해인 2017년 문화예술 후원 우수기관으로 선정됐고, 인증이 만료되는 2019년 재인증을 받으며 한해를 마무리 지었다. 문화예술 후원에 많은 지원과 관심을 가진 기업들 사이에서 재인증을 받아 대단히 기쁘다. 해마다 국내외 사회 공헌에 5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통해 문화공헌 사업에 집중해 왔다. 10여 년 이상 쌓아 온 이 노력이 재인증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KT&G가 지난해 12월 9일 서울 송파구 롯데 시그니엘 호텔에서 열린 ‘2019 ARKO 예술후원인의 밤’에서 문화예술후원 우수기관 인증을 받았다. 사진은 KT&G 이상학 지속경영본부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문화체육관광부 김정배 문화예술정책실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KT&G

-사회공헌을 담당하는 부서는 어느 규모로 구성돼 있나?

“사회공헌실 산하에 장학재단 사업, 지난 연말 진행된 김장·연탄 봉사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담당하는 사회공헌부, 그리고 문화예술 후원 활동에 집중하는 문화공헌부가 구성됐다. 문화공헌부는 연간 약 180만 명이 방문하는 복합문화공간 상상마당을 운영한다.

각 공간의 담당자들은 상상마당이 위치한 지역을 대상으로 공연·전시·축제·문화예술 교육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각 아티스트를 지원한다. 특히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를 발굴 및 지원·육성하고 ▲이 아티스트가 대중과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며 ▲디자인제품 판매 등 아티스트의 안정적 창작활동을 위한 소비를 촉진시키는 선순환구조를 목표로 한다.”

 

상상마당 홍대 외부 전경. 사진 = 김금영 기자

-상상마당을 통한 문화예술 후원 활동이 잘 알려졌다. 특히 인디밴드 공연, 독립영화 등 비주류 분야 지원에 집중해 왔는데 그 이유는?

“KT&G는 ‘더 좋은 내일을 상상합니다’라는 사회공헌 이념 아래 특별한 사람만이 즐기는 문화예술이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 이념이 비주류 예술 분야 지원으로 이어졌다. 기업들의 사회공헌이 소외계층 지원·복지·장학 등에 대부분 집중됐던 2007년 KT&G는 홍대 지역에 주목했다. 당시 홍대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자유로운 문화예술인의 중심지였다. 홍대에 상상마당을 마련해 경직되고 딱딱하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하고 열린 기업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지금도 홍대는 대표적인 문화의 거리로 꼽힌다.

상상마당은 수익을 목표로 하는 공간이 아니다. 상업성이 가미되는 순간 순수한 지원의 의미를 잃게 될 위험이 크다. 그렇기에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도 진정으로 지원이 필요한 분야를 살폈다. 시대가 발전하고, 문화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방법 또한 다양해졌다. 그럼에도 창작디자인, 인디밴드, 독립영화 등 비주류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이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비주류 아티스트 중 경제적으로 어려워 자신의 가능성과 재능을 선보일 기회를 잡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들과 대중을 연결시켜 아티스트에겐 재능을 펼칠 공간, 그리고 대중에게는 보다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 했다. 이처럼 상상마당은 궁극적으로 문화예술 생태계의 활성화에 목적을 뒀다.”

 

지난해 상상마당 홍대에서 열렸던  ‘플라스틱 러브’전. 전 세계적으로 공론화된 플라스틱 대란 속 환경오염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상상마당의 대표할 만한 프로그램은?

“전시 분야는 ▲장애인 미술작가를 대상으로 창작품 전시를 지원하는 ‘오버 더 레인보우’가 있다. 공연 분야는 ▲신진 뮤지션을 대상으로 공연을 기획하는 ‘상상실현 페스티벌’ ▲공연 기회를 제공하는 ‘웬즈데이 프로젝트’ ‘밴드 디스커버리’ ▲첫 번째 콘서트를 지원하는 ‘나의 첫 번째 콘서트’가 있다. 음악 분야는 ▲신진 뮤지션의 신규 앨범 제작을 지원하는 ‘써라운드’가 있고, 사진 분야는 ▲사진작가의 개인전 개최를 지원하는 ‘KT&G 스코프’가 있으며, 영화 분야는 ▲단편영화의 독립영화제 등을 진행하는 ‘대단한 단편영화제’가 있다. 연극 분야는 ▲창작뮤지컬, 연극을 대상으로 제작비 및 공연 기획을 지원하는 ‘스테이지 챌린지’를 진행해 왔다. 해당 프로그램들은 단순히 일반 비용 지원이 아닌, 아티스트의 자생력 확보와 대중에게 더 나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KT&G 상상마당 한국사진가 지원 프로그램(KT&G Sangsangmadang Korean Photographer’s Fellowship, 이하 KT&G 스코프) 최종 선정 작가인 김승구의 개인전 ‘밤섬’ 현장. 사진 = 김금영 기자

-상상마당이라는 이름이 귀엽다. 마당이라 하니 괜히 친근하게 느껴진다.

“만약 상상운동장이라고 하면 범주가 크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마당이라 하니 바로 집 앞마당의 이미지가 연상돼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꼭 거창하지 않아도 되니 무엇을 시도해 봐도 괜찮다는, 공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의미를 담은 명칭이기도 하다.”

 

‘오버 더 레인보우’는 장애인 미술작가를 대상으로 창작품 전시를 지원하는 자리다. 사진은 ‘제2회 오버 더 레인보우’전 모습. 사진 = 김금영 기자

-대치동 사옥에 새롭게 대치 갤러리가 개관했는데 상상마당 홍대 갤러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갤러리 공간 각각의 특성 및 주안점은?

“상상마당의 갤러리는 홍대와 대치를 비롯해 춘천, 논산 전 공간에 다양한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간 위치에 따라 적합한 전시를 기획한다. 우선 홍대의 경우 유동인구가 많고, 외국인 관광객, 젊은 학생들이 많이 방문한다. 이를 감안해 시각 분야의 신선하고 개성이 강한 소재의 전시를 주로 선보인다. 매년 해외 거장의 작품을 초청하는 기획전 ‘해외 거장전’이 대표적인 예다.

대치의 경우 본래 건물 3층 공연장 대치아트홀 옆 15평 수준의 공간의 아트큐브에서 소규모 전시를 분기별로 운영해 왔다. 접근성을 높여 좀 더 많은 관람객과 만나 문화예술로 소통하고자 지난해 9월 전시 공간을 1층으로 옮겼다. 직원들에게 갤러리 디자인과 관련한 설문 조사를 진행하는 등 최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대신 3층엔 휴게형 독서공간 ‘상상마루’를 마련했다. 아트홀에 공연을 보러 온 관람객들이 잠시나마 편하게 쉬며 책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공연 일정에 따라 관람객 맞춤형 도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비주류 예술작가들의 독립출판물도 비치한다.

춘천과 논산은 그 지역의 편안한 느낌에 발맞춰 느긋하고 쉬어가는 전시를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홍대에서 열린 전시를 춘천 지역민에게 공유하기도 하고, 춘천 내 미술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해 전시를 선보이기도 한다. 또한 춘천 소재 작가와 협업하며 지역 문화예술 부흥에도 힘쓰고 있다. 논산은 특히 청소년 및 캠핑객 그리고 충남 소재의 전시 작가를 대상으로 분기별로 소규모 전시를 열고 있다. 올해 더 나은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해 방문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KT&G 대치 사옥 내 로비에서 볼 수 있는 대치 갤러리. 사진 = 김금영 기자

-개관전으로 정유미 작가를 선정한 배경이 궁금하다.

“차분한 대치동 건물의 특성을 반영하고, 주로 이 건물을 방문하는 바쁜 직장인이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고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담당 큐레이터들과 많은 논의를 거친 결과 영국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에서 작업을 진행한 정유미 작가의 작업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재능 있는 신진작가와 협업의 목적도 있었다.

정유미의 ‘더 월 인 더 마인드’ 시리즈는 주변에 버려진 스티로폼 더미에서 상상한 심리적 경계를 담은 작품이다. 파란 화면 속 흰색 덩어리는 한순간에 녹아버리는 얼음을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사람들 간 관계에서 생기는 마음의 벽 또한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음을 이야기한다. 작품 속 파란색과 흰색의 조합이 차분한 전시 관람 환경을 만들었다. 관람객들로부터 ‘일상에서 쉽게 전시 작품을 접해서 좋다’, ‘환경이 많이 밝아졌다’ 등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감사한 일이다.”

 

KT&G 대치 사옥 3층엔 휴게형 독서공간 ‘상상마루’가 마련됐다. 아트홀에 공연을 보러 온 관람객들이 잠시나마 편하게 쉬며 책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앞으로 대치 갤러리 공간에서는 주로 어떤 프로그램 및 전시들을 선보일 계획인가?

“대치 갤러리는 상상마당 홍대와 비교해 좀 더 트여 있는 공간이기에 전시의 흐름을 보다 빠르게 보여주려 한다. 특히 관람객 참여형 전시를 많이 선보일 계획이다. ‘자신이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주제로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이미지월’을 준비 중이다. 추첨을 통해 그룹사 상품을 보내는 등 KT&G 내 홍보실 등 여러 부서와 연계해 다양한 전시를 꾸리려 한다.

3.1절과 관련해 ‘상상실현 콘테스트’ 공모를 진행해 현재 10작품 정도를 선정 및 시상한 상태다. 3.1절 시즌에 맞춰 갤러리에 선보일 예정이다. 그래피티, 서체, 자수, 영상 등 굉장히 참신한 작업들이 많았다. 임직원 참여 전시, 브랜드 이미지와 연계한 문화예술 전시 등 상반기 전시 기획을 모두 마쳤고 세부적인 상황을 조율하고 있다. 상반기에 기획적으로 대치 갤러리만의 색깔과 정체성을 보다 확실히 구축하려 한다. 기대해도 좋다.”

 

상상마당 논산 전경. 논산은 특히 청소년 및 캠핑객 그리고 충남 소재의 전시 작가를 대상으로 분기별로 소규모 전시를 열고 있다. 사진 = KT&G

-올해 상반기에는 부산 서면 지역에도 상상마당을 오픈할 예정이다.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 및 상상마당 부산은 어떤 공간으로 꾸려갈 계획인지 궁금하다.

“부산 서면 지역에 상상마당 부산을 6월 개관 예정이다. 건물은 13층 규모로, 상상마당 홍대 못지않은 넓은 문화예술 공간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현재 공간 설계를 마치고 공사 중이다. 기존 부산의 환경과 문화에 맞춰서 아티스트와 지역민을 대상으로 전시, 공연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부산비엔날레가 꾸준히 열린 부산은 문화예술의 중심지여서 특히 상상마당 부산에 대한 기대가 크다. 올 여름 새로운 모습의 상상마당을 기대해 달라.


부산 상상마당뿐 아니라 이후엔 호남권, 제주 등 전국에 상상마당을 설립해 문화벨트를 만들고 싶은 장기적인 꿈도 있다. 상상마당 문화 패밀리라는 개념이 생겨서 서로 도와주고, 끌고, 밀어줄 수 있는 상생의 문화 생태계를 조성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서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상상마당 춘천은 춘천 소재 작가와 협업하며 지역 문화예술 부흥에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상상마당 춘천 전경. 사진 = KT&G

-추후 문화예술 후원 활동 계획은?

“2007년 시작해 어느덧 10년이 넘게 문화예술 후원 활동을 이어 왔다. 그동안 뜻깊은 성과도 많았지만 지원해 온 문화예술 콘텐츠가 1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면서 좀 더 트렌디한 것을 접목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있다. 1인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문화예술 개념을 접목시켜서 일반 대중과 연결시키는 플랫폼 제공도 고민 중이다. 다각도의 고찰과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그럼에도 역시 상상마당이 아티스트와 문화 향유자가 만날 수 있는 장이라는 정체성은 확고하다. 이 뿌리를 토대로 지역별 트렌드 및 특성을 파악해 맞춤형 문화공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올해의 가장 큰 목표다. 상상마당을 통해 문화와 예술, 공헌의 이미지를 함께 생각하는 한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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